글 ㅣ 고은아 TBWA Korea 제작 9팀 차장
파업중이십니까?
얼마 전 흥미로운 책 하나를 발견했다.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제목부터 심상치않았다. 결혼이라는 통과의례에 파업이라는 단어를 붙인 저자의 센스가 우선은 맘에 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정말로 궁금해졌다. 주변의 30대들이 정말 결혼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시대의 결혼문화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이 시대의 딸들은 ‘아들로’ 키워졌지만 결혼한 순간부터 ‘아가씨’·‘도련님’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할 만큼 며느리의 위치는 업그레이드되지 못했다는 것, 서로 양보하지 않으려는 양쪽의 부모들, 결혼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그녀들은 그래서 미혼(未婚)이라기보다 비혼(非婚)을 택하고 있다는 내용, 그리고 거기에 결혼비용 문제까지 결혼을 꺼리게 하는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고.
결혼에 대해 빈틈없이 술술 풀어놓은 책의 내용은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그들은 ‘왜 결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할 말들이 많았고, 그래서 어떻게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한숨으로 일관했다. ‘결혼상대는 아니라서,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아서’, 아니면‘ 아직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라는 대답으로 현재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결혼을 하긴 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하는 그녀 혹은 그들에게 결혼이라는 거사(巨事)는 말 그대로 ‘큰일’이었다. 더군다나 경제적 자립으로 혼자 사는 것에 대해 불편을 못 느끼는 그녀들에게 결혼은 점점 더 불필요한‘ 행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결혼, 마음으로 할 것인가 머리로 할 것인가
결혼을 회피하는 사회현상과, 아이를 갖지 않거나 늦게 갖는 현상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아직은 예상할 수가 없지만, 부부관계도 자녀양육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렇게 변화하는 결혼문화를 올바르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당사자들의 생각, 부모의 생각, 혹은 결혼제도 중 무엇인가는 먼저 변해야 한다.
어찌 보면 결혼은 철저한 경제활동 중의 하나일지 모른다. 남녀가 사랑으로 만나 결혼한 것은 인간의 긴 역사에 비해 그리 길지 않은 게 사실이니까. 원시시대는 그렇다 치더라고 나의 조부모 세대마저도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는 일이 많았다. 어떤 문화권에선 아직도 재산과 자식을 맞바꾸고 있고, 그렇지 않은 문화권에서도 결혼을 숫자로 먼저 계산하려는 생각이 팽배하기도 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생각이 바뀌면서 서서히 그것을 부정하는 세대가 생겨나고, 이제 결혼은 다시 한 번 심판대에 올랐다. 꼭 거쳐야 할 인생의 관문, 필요성은 모르겠으나 부정하기엔 아직 험난하기만 한 결혼이라는 제도. 다시 한 번 제대로 생각해봐야 할 이 시대의 과제다.
얼마 전 흥미로운 책 하나를 발견했다.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제목부터 심상치않았다. 결혼이라는 통과의례에 파업이라는 단어를 붙인 저자의 센스가 우선은 맘에 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정말로 궁금해졌다. 주변의 30대들이 정말 결혼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시대의 결혼문화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이 시대의 딸들은 ‘아들로’ 키워졌지만 결혼한 순간부터 ‘아가씨’·‘도련님’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할 만큼 며느리의 위치는 업그레이드되지 못했다는 것, 서로 양보하지 않으려는 양쪽의 부모들, 결혼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그녀들은 그래서 미혼(未婚)이라기보다 비혼(非婚)을 택하고 있다는 내용, 그리고 거기에 결혼비용 문제까지 결혼을 꺼리게 하는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고.
결혼에 대해 빈틈없이 술술 풀어놓은 책의 내용은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그들은 ‘왜 결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할 말들이 많았고, 그래서 어떻게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한숨으로 일관했다. ‘결혼상대는 아니라서,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아서’, 아니면‘ 아직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라는 대답으로 현재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결혼을 하긴 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하는 그녀 혹은 그들에게 결혼이라는 거사(巨事)는 말 그대로 ‘큰일’이었다. 더군다나 경제적 자립으로 혼자 사는 것에 대해 불편을 못 느끼는 그녀들에게 결혼은 점점 더 불필요한‘ 행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결혼, 마음으로 할 것인가 머리로 할 것인가
결혼을 회피하는 사회현상과, 아이를 갖지 않거나 늦게 갖는 현상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아직은 예상할 수가 없지만, 부부관계도 자녀양육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렇게 변화하는 결혼문화를 올바르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당사자들의 생각, 부모의 생각, 혹은 결혼제도 중 무엇인가는 먼저 변해야 한다.
어찌 보면 결혼은 철저한 경제활동 중의 하나일지 모른다. 남녀가 사랑으로 만나 결혼한 것은 인간의 긴 역사에 비해 그리 길지 않은 게 사실이니까. 원시시대는 그렇다 치더라고 나의 조부모 세대마저도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는 일이 많았다. 어떤 문화권에선 아직도 재산과 자식을 맞바꾸고 있고, 그렇지 않은 문화권에서도 결혼을 숫자로 먼저 계산하려는 생각이 팽배하기도 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생각이 바뀌면서 서서히 그것을 부정하는 세대가 생겨나고, 이제 결혼은 다시 한 번 심판대에 올랐다. 꼭 거쳐야 할 인생의 관문, 필요성은 모르겠으나 부정하기엔 아직 험난하기만 한 결혼이라는 제도. 다시 한 번 제대로 생각해봐야 할 이 시대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