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ative] 브랜드도 "짝"을 찾고 싶다
2013.06.05 05:33 광고계동향, 조회수:11919


공동출연, 공동작업, 합작 등을 뜻하는 ‘콜라보레이션’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적으로는, [특정 브랜드 &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아티스트] 혹은 [서로 다른 장르의 브랜드] 사이의 협업을 통해, 각자의 매력을 극대화하면서도 통합적인 시너지를 내는 것을 의미해왔다. 특히, 자신만의 견고하고도 막강한 이미지를 구축해놓은 브랜드일수록 그러한 이미지적 일관성으로 인해, 도리어 신선함이나 흥미로움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아트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등의 새로운 시도에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볼 수도 있겠다.

땡땡이 할머니 ‘쿠사마 야요이’의 품안으로 들어간 “루이비통”
스테판 스프라우즈(2001), 무라카미 다카시(2002), 리처드 프린스(2007)등 유명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루이비통-. 그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크 제이콥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신이 오랫동안 숭앙해온 작가 “쿠사마 야요이”를 새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로 택했다. [끝없이 증식 반복되는 물방울무늬, 일명 polkadots]으로 유명한 쿠사마는, 평생을 따라다닌 정신적 강박증을 예술로 이겨낸 일본의 스타작가다.
 
마크 제이콥스는 그녀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땡땡이, 호박, 그물망 패턴과 이미지들이 매우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루이비통의 패션 아이템 디자인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희망어린 찬사를 보냈다.
이미 루이비통의 핸드백과 각종 액세서리 디자인은 물론, 윈도우 디스플레이에도 참여하기 시작한 그녀의 아트웍은, 지금까지 루이비통의 그 어떤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보다 강렬하다는 평가와 함께, 루이비통이 가진 전통과 럭셔리의 기반 위에 젊은 발랄함과 매혹적인 에너지를 더해주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순항중이다.


변함없는 아이덴티티에 변화무쌍한 아티스트들을 초대한 “앱솔루트 보드카”
앤디 워홀, 키스 헤링, 데미안 허스트, 엘렌 폰 운베르트, 스파이크 존즈... 이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공통점은? 바로 보드카 브랜드인 앱솔루트(ABSOLUT)와 함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해온 사람들이다.
 
물론, 콜라보레이션 없이도 앱솔루트는 보드카 보틀 형태의 일관된 크리에이티브 툴을 갖고, 그 속에 드라마를, 풍경을, 디자인을, 언어를 담아온 훌륭한 캠페인을 지속해왔다. 그런 앱솔루트가 최근 다시 시작한 콜라보레이션이 바로 앱솔루트 블랭크(ABSOLUT BLANK).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앱솔루트가 제공한 보틀 형태의 Blank를 아티스트들이 자기만의 아티스틱한 표현방식으로 채워가는 캠페인이다. 독특한 발상으로 조명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인 UVA, Aesthetic Apparatus의 화려하고 흥미로운 그래픽 디자인, Kinsey의 볼드한 일러스트레이션뿐만 아니라, 전 세계 20여명의 발군의 아티스트들이 초대되어, 드로잉, 회화, 조각, 필름 메이킹, 디지털 아트를 망라하는 전례 없는 종합 예술적 박람회가 그 심플한 보드카 보틀 안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동시대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무브먼트’로 기록할 수 있게 된 건, 단지 이 소수의 훌륭한 아티스트들의 노력만은 아니었다. 성공적인 초기 콜라보레이션 이후, 앱솔루트는 일반 대중 역시, 그들의 예술적 역량을 마음껏 표현하며 이 캠페인에 참여할수 있도록 아이폰용 ABSOLUT BLANK 어플을 만들어 보급했다. 아이폰의 카메라와 마이크로 누구나 인터렉티브한 작품을 만들어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게 한 것.
이를 통해 ABSOLUTE BLANK 캠페인은, 전 세계에 프로 크리에이터들의 영감을 전파하는 한편, 일반 대중의 숨은 재능과 정열을 발견하고 응원해준 역사적인 캠페인이 되었다.

 
파랑새는 곁에 있음을 알려준, 두 친구브랜드의 시너지 “도리토스와 펩시”
콜라보레이션의 목표는 결국 ‘시너지’라는 명쾌한 결론을 놓고 본다면, 그 콜라보레이션의 주체가 반드시 브랜드와 아트의 결합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매콤한 할라피뇨 도리토스와 쿨한 시트러스 펩시 맥스의 Fire and Ice 캠페인이 보여준다. 도리토스나 감자칩 같은 바삭한 스낵류는 실제로 먹을 땐 음료와 같이 꺼내 먹게 되지만, 꼭 함께 구매되는 건 아니라는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그 한 쌍의 제품이 함께 장바구니에 들어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솔루션으로 탄생한 것이 이 “불과 얼음”캠페인이었다.
 
디지털 에이전시인 Mill이 손수 제작한 웹코믹 형식을 띤 이 캠페인은, 도리토스 할라피뇨를 상징하는 ‘불타는 손가락(Fire Fingers)’군과 시트러스 펩시 맥스를 상징하는 ‘얼음주먹 (Ice Fist)’군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지털 플랫폼 위에 다양한 인터렉션이 가능한 게임, 음악, 아트웍들로 구성되어, 책 속에 머물러 왔던 코믹스를 타겟들이 실생활 속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캠페인이 이룬 성과! 캠페인이 운영된 첫 한 달 동안 38만 가구가 마트와 소매점 등에서 도리토스와 펩시의 조인트 프로모션을 구매했으며, 궁극적으로 펩시는 40.8%, 도리토스는 16.2%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목적과 대상은 달라도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콜라보레이션
놀아본 사람만이 제대로 놀 줄 안다했나. 콜라보레이션으로 톡톡히 덕을 본 브랜드들 대부분은, 다양하고도 용기 있는 ‘콜라보레이션’에 전통적으로 많이 도전해온 집안들이다.
그 도전의 역사를 통해, 협업자간의 좀 더 원활한 소통, 체계적인 프로세스의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고, 그로인해 숨겨진 저력과 잠재된 시너지의 융합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적인 디자인에 새로운 궤도와 활기를 주고 싶을 때, 신선함과 주목도를 높여 브랜드 가치를 환기하고자 할 때, 브랜드와 상품의 수준을 ‘소장하고 싶은 예술품’의 반열에 올려놓길 원할 때, ‘1+1=2’를 넘어선 세일즈의 동반상승을 추구할 때 등등. 콜라보레이션의 명분과 대상은 이제 상식의 범주를 넘어설 만큼 다양해지고 있으며, 그 표현방식 역시 과감한 크리에이티브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 시대 불멸의 화두인 ‘융합과 상생’의 가장 근사한 성공 케이스는 지금 마케팅의 영역에서 완성되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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