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의 밤] 당신은 맷집이 좋은 편인가요?
2013.04.10 10:43 CHEIL WORLDWIDE, 조회수:6638



안녕하세요? 저는 ‘맷집’이라고 합니다. 매를 견뎌 내는 힘이나 정도를 말하죠. 저는 보통 격투기 종목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보면 크리에이터들을 말할 때도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여러 번 제시한 시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맥없이 주저 앉을 때, 자신 있게 주장한 아이디어가 여러 이유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받을 때,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이 설상가상으로 장기간 이어질 때 크리에이터들은 흡사 풀 라운드를 뛴 복서처럼 휘청거리게 되죠. 그런데 이런 과정을 잘 버티고 끝내 원하는 아이디어로 설득해 광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향해 ‘맷집이 좋다’라고 말 합니다.
 
이와 는 반대로 크리에이터란 태생적으로 섬세하고 예민한 면이 있어서 한번의 펀치에 KO 되거나 스스로 수건을 던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죠. “좀만 더 버티지. 다 좋은데 맷집이약해….” 하긴 단발이 아닌 캠페인이라고 불릴만한 광고의 핵심은 제 친구 ‘순발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저 ‘맷집’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성공한 캠페인의 뒤에는 저 ‘맷집’이 있었습니다. 지난한 설득의 과정과 불확신과의 난타전에서 누군 가는 무릎을 끓고, 누군가는 그 많은 매를 견디고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를 세상에 선보였으니까요.
 



‘맷집’을 어떻게 키우냐고요? ‘눈물을 보이지 말고 무조건 참아라, 더 많이 맞아’라는 등 싸움의 기술 같은 이야 기는 많지만 광고 크리에이티브 가 주먹 싸움은 아닌지라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저 ‘맷집’의 근사한 다른 이름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어려움이나 스트레스 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심리적 능력을 학계에서는 ‘회복 탄력성(Resiliency)’이라고 하는데요. ‘맷집’이라는 옛날 이름보다 요즘 광고 크리에이터 들에겐 딱 맞는 개념 같습니다. 이게 높다는 건 어려움이 있어도 곧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 정도가 높다는것이고, 이게 낮다는 건 어려움 앞에서 쉽게 좌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란 게 워낙 작고 큰
어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자주 생기는 일인지라 금방 회복하는 것 또한 크리
에이터들에게는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일 겁니다.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선 본인의감정과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진솔한 인간관계를 통한 힐링이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한 방 맞았다고 세상 무너진 것처럼 좌절하지 말고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풀고 기운을 차리라는 거죠. 몸이 아니라 마음의 근육 키우기라고나 할까요? 봄입니다. 2013년이 시작된 지 석 달밖에 안 됐는데 벌써 여기저기서 많이 맞아 멍이 시퍼렇게 든 크리에이터들도 있을 겁니다. 그 많은 섬네일 그리느라 당신의 팔목은 시큰거리고 모니터 보느라 어깨 근육은 꽁꽁 뭉쳐 있지만 지치지 마세요. 그래도 당신의 마음, 그 마음의 근육은 아직 힘이 세니까요. 남은 2013년을 멋지게 싸우고도 남을 만큼!__



[안상헌 CD팀 : 팀장 _ 안상헌 프로 sanghun.ahn@ch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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