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광고인, 광고회사를 말하다 - Q3. 광고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
2011.01.10 05:19 한국광고업협회보, 조회수:10881





 



박찬일 ㅣ 대홍기획 인쇄미디어팀 부장

'광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광고업게에 몇 년 이상 근무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 현상이 있다. 광고는 그 어떤 산업 분야보다도 최종 결과치에 대해서 무척이나 냉철한 산업이다.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이런 점은 문제점이었고, 어려움이 있었구나' 라고 절대 용납해 주지 않는다. 오로지 결과물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광고주가 광고회사에 새롭게 요구하는 내용이 변화해 가고 있는 듯하다(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광고주 자체가 변할 수밖에 없었지만). 예전에는 방송매체시간이나 인쇄매체 지면으로 제공해온 정보를 최근에는 지식으로 전환해 제공하게끔 요구하고 받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시간'과 '지면'을 잡아내는 능력은 더 이상 광고회사의 차별적 무기가 될 수 없고, 또한 단순한 업무대행으로 전락한다면 광고회사는 존재 가치도 권위도 모두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향후 광고회사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서 지식을 창조하지 않는다면(소리내지 못하는 가수를 가수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광고주도 세상도 광고회사를 광고회사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스스로가 광고회사의 역할을 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가 아니라 지식집약적인 컨설팅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현 광고업계의 인력을 귀중한 경영 자원으로 재인식하고, 광고주의 니즈에 적시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인재로 육성해야 한다. 'Advertising isn't for everybody(광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결코 아니다)'라는 말을 되새겨보자.

매체상황과 광고주의 니즈에 불협화음없이 대응하는 충성심(?)에 가득 찬 예스맨을 육성할지, 아니면 지식의 새로운 조합으로 통섭적 지식을 창조하는 광고맨을 육성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 더 이상 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도매상이 아니라 소비자의 몸에 당근이 좋을지 파프리카가 좋을지를 진정으로 조언해주는 것으로 우리의 모습이 변모되길 바란다.



 


황동은 ㅣ 애드리치 캠페인2그룹 부장

규제, 너무합니다 ~ ~
 

며칠 전 올해 칸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한 광고물들을 다시 보며 '어떻게 저런 표현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늘 하던 생각이긴 했지만 '자유로운 표현, 제약 없는 환경이라면 우리도 저런 아이디어들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다

조금은 법의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면 아마 우리나라가 각종 세계광고제에서 상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더불어 해봤다. 얼마 전 우리팀에서 치즈라면광고를 온에어하기위해 큰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여자아이가 제품과 관련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그 이유로 온에어가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원래 의도와 다른 가사를 만들어야 했다.

물론 공정하고 바른 광고환경을 위해선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겠지만, 지나친 규제와 명확한 기준 없는 잣대는 실무들뿐만 아니라 광고주에게 이해시키시 어려울 정도다. 자유로운 표현을 갈망하는 한 광고인으로서 조금 더 너그럽고 합리적인 심의를 소망한다.





이한나 ㅣ HS애드 PR팀

광고의 가치, 광고인의 위상 제고 필요

'광고·광고인에 대한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 광고는 상업 예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광고·광고인을 보는 시각은 '상업' 예술이라는 뉘앙스가 강해서, '예술'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외국의 경우 영화감독이 광고를 촬영하고 광고감독이 영화도 촬영하고 예술가가 광고를 활용한 미술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광고는 예술보다 하위 그라운드로 여겨지는 듯싶다.

또한 기업의 경영활동 만큼 중요한 것이 광고/마케팅이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라도 유효적절한 마케팅 전략이 없다면 널리 판매되기 어렵다. 하지만 광고산업의 경우 인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다른 지식 서비스산업에 비해 사회적으로, 금전적으로 큰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광고인 내부적으로 자긍심 고취가 필요하겠지만 사회적, 산업적으로도 지식서비스산업이자 콘텐츠 산업, 그리고 예술로서 가치를 재평가 받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길형 ㅣ 이노션월드와이드 2본부 기획 3팀 대리

광고회사들의 균형 성장 있어야
 

질적 성장 측면에서 한 가지 꼽자면 '광고회사들의 균형적 성장'이다. 환경적, 구조적 문제겠지만, '대형 광고회사 위주의 경쟁 PT 승리는 결과적으로 광고산업의 선순환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는 많은 광고인들의 생각과 나 역시 같다.

광고는 '사람 장사'다. 그러려면 좋은 인재들이 대형 광고회사뿐 아니라 중소 광고회사에도 가고 싶어야 한다. 그러려면 중소 광고회사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 적당한 규모의 광고물량은 양보도 필요하다. 아이디어 위주로 판단할 수 있는 광고주의 안목도 필요하다.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애니메틱의 광고시안이 아닌, 10컷 이내의 콘치 위주로만 판단하는 광고주의 요구도 필요하고, 이를 준수하려는 광고회사들의 룰도 정착되어야 한다.





권혁진 ㅣ 제일기획 인터랙티브제작그룹 프로·CD

'광고의 김연아' 키우기

7살 때 처음 피겨 스케이트를 시작한 김연아, 6살 때 처음 첼로를 시작한 장한나 ‥. 하지만 아쉽게도(?) 7살 때 처음으로 광고를 시작했다는 누군가의 성공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물론 있을 수도 없는 우스갯소리지만, 한국에서의 초기 광고 교육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Portfolio Center·Miami Adschool 등이 미 전역에 몇 곳의 분교를 두고 광고 전문 교육에 힘을 쓰고 있다. 광고회사 입장에서는 미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아트디렉터·카피라이터 등을 키워내는 일을 하고 있으며 아마추어 광고인에서 프로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현실 ? 디자인 관련 학과에서 광고디자인이라는 과목을 개설하고 있는데, 이는 전문가 양성이라기보다는 디자인의 전반적인 분야의 하나로 광고를 가르치고 있다고 하겠다. 현업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순하게 대학생 광고공모전이나 인턴십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심도 깊은 광고교육 과정을 통해 미래의 인재들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인재야말로 광고발전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김경태 ㅣ TBWA KOREA 광고 3팀장

파트너 vs 하청대행업체


우선 광고인의 역량 강화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좋은 광고는 시대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광고인들은 항상 사회 전반을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유행처럼 말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할 것이다. 또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커뮤니케이션 툴의 진화 등도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광고회사와 클라이언트 간의 관계설정이다. 좋은 광고 캠페인은 클라이언트가 '하청 대행업체' 취급한다면 결국 '하청 대행업체'에게서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커뮤니케이션 선진국에 비해 장기 캠페인이 부족하고 진정한 의미의 IMC 캠페인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이런 관계설정 때문이라고 보인다. 걱정되는 것은 수년전부터 In-House Agency 체제가 득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In-House Agency는 아무리 좋은 인력이 모이더라도 '계열사' 중 하나지 '전문가' 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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