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2. 광고회사의 지향점
한국광고업협회보 기사입력 2010.08.19 01:27 조회 8985




글 ㅣ 김서용 이노션 월드와이드 수석국장


21세기 초반 10년간은 광고회사의 체질을 강화하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싶다. 경제의 성장과 침체의 주기가 빨라진 가운데 온탕 냉탕을 두루 거치면서 경기변화에 적절히 대처해 낼 수 있는 안정적 경영구조가 된 것이다. 수익중심의 경영체제가 뿌리를 확고히 내렸다. 하지만 광고회사의 수익에 대한 광고주의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바로 광고보상체계에 대한 개선요구이다.


새로운 위기 - 광고보상체계 변화에 대한 대응

광고보상체계는 크게 커미션 체계와 Fee 체계로 나눌 수 있다. 커미션은 매체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이고, Fee는 광고주로부터 받는 용역료라 할 수 있다. 수익이 발생하는 근본이 다른 체계다. 우리나라 광고시장은 대부분 수수료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나 일부 광고주의 경우 Fee제를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커미션은 통상 광고비의 15%이다. 커미션의 요율이 15%로 정해진 것은 경영적 측면에서의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고, 19세기 미국의 매체사가 광고회사에게 지불한 요율을 관행적으로 적용한 개념이다. 사실 대량구매에 따른 가격인하는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100년이 넘게 이 수수료율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광고회사의 광고주 서비스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장되었고 이를 광고주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즉 매체사(광고면을 판매)와 광고주(광고면을 구매) 간의 단순한 브로커리지가 19세기 말 광고회사의 비즈니스였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수수료율은 광고의 제작, 전략의 입안, 마케팅 컨설팅 등 확장된 업무범위에 맞는 적절한 수수료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원불변하는 것은 없듯이 광고주는 커미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고 광고회사들도 광고대행 유치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Fee제를 상품화했다.

Fee제는 광고업무에 관련된 인력 및 시간비용에 적정한 마진을 붙여서 청구하는 제도이지만, 실상 그 수익률은 커미션제와 비슷하다. 미국의 경우 Fee제로 대형 광고주에게 이익을 주는 듯이 연출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20% 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Fee제에 대한 경험이 적고 Fee 요율에 대한 기준이 없어 광고주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인하요구를, 광고회사 입장에서는 적정수익 보장이라는 끊이지 않는 신경전이 심각하고도 미묘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국내 광고회사들은 이 제도에 대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Fee제가 가져올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광고회사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 중

커미션 수익률의 한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Fee제의 도입 충격 등으로 한국의 광고회사들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뉴 비즈니스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활동이 그러하듯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에는 투자할 수 없다. 그것도 기존의 수입에 비해 보다 높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의 수익 중심 관점에서 1990년대의 사업확장 전략을 평가한다면 다소 낭만적이라고 할까? 내적으로 핵심 경쟁력을 축적하지 않은 채 유사 업종으로의 전개는 과도한 투자비용과 낮은 수익률로 인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현재도 많은 광고회사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사업기회에 대해 연구하고 일부 파일럿 형태로 실행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아이템들이 초기 투자에 비해 돌아오는 수익은 대행수수료보다 낮고 사업실패의 위험도는 높다고 판단해 지속적인 비즈니스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지금의 광고회사가 신사업 기회를 전개하는 데에는 몇 가지 유리한 조건도 갖고 있다. 우선 광고업무를 통해 얻은 역량과 경험이 잘 축적되어 있다. 여기에 시대의 흐름도 좋은 조건이다. 21세기는‘ 창조의 시대’ 그리고‘ 소비자 주권시대’이다.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광고회사의 업무역량과 축적된 경험이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광고회사의 핵심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Tech+Art) 마케팅 개념을 광고매체에 적용하는 경우 광고회사는 축적된 자본을 기술에 투자하고 콘텐츠 제작능력을 결합시켜 제품화한 후 다시 광고주에게 제공,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 지속적 비즈니스로 가능하게 된다.


신사업 방향 - 서비스산업 분야 중추 산업화와 일맥상통

광고업은 B2B 서비스산업이고, 21세기 기업 핵심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타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 전부터 축적해 오고 있다. 또한 소비자 주권시대에 소비자를 가장 잘 아는 산업이고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은 여타 산업의 기업들에 비해 탁월하다. 이 역량은 B2B 서비스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본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광고회사가 모색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광고주를 네트워킹하는 비즈니스다. 소비자 니즈에 맞춰 현재 대행하고 있는 다종다양한 산업군의 광고주 역량 중 필요역량들을 결합하고 네트워크화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 단발성 co-marketing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광고회사의 수익으로까지는 연결되고 있지 않다. 단,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화한다면 광고회사가 주도하는 지속적인 신규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하나는 뉴미디어 기술 투자를 동반한 신규사업 모색이다. 시장 정체를 보이고 있는 4대 매체 위주의 광고활동만으로는 광고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광고회사는 이미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대안으로 4대 매체 이외의 시장에 대해 주목해 왔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연구하고 있다. 이 시장은 4대 매체처럼 전통적인 강자가 군림하고 있는 시장이 아니다. 디지털 사이니지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규모도 광고회사가 큰 무리 없이 감당할정도이다.

광고회사에게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는 매체대행의 확장 대상일 뿐 아니라 신규 투자의 대상이기도 하다. ‘미디어가 곧 크리에이티브’라고 할 정도이다. 예를들어 매장직원 대신 대형 화면의 가상체험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탈로그가 새로운 판매사원이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구현된 광고기법이 곧 실현될 것이며, 광고회사의 콘텐츠 제작능력에 대한 광고주의 기대 또한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다.

 

 

또 플래닝 능력을 활용, 광고주의 매출향상과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전개도 가능하다. 미국의 Crispin Porter Bogusky사의 Domino Pizza Ordering Gadget과 같은 새로운 주문시스템 제안 및 주문매출에 대한 수익분배 사례에서 보듯이 광고주의 매출과 관련된 마케팅 툴을 직접 제작, 투자하는 비즈니스 파트너형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또 다른 기회로 하우스 에이전시들은 계열사의 대 소비자 분야 서비스를 비즈니스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총체적 소비자 체험의 관점에서 메이커들이 판매에만 치중하고 있다면 판매 이후 소비자 관리 프로그램(총체적 브랜드 경험 관리프로그램 등)의 운영과 관련한 비즈니스 전개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 핵심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역량과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자리하고 있다. 광고회사가 소비자와 같이 호흡하고 클라이언트의 매출을 높이는 광고전략 및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미션이다. 광고를 잘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지만 광고주의 매출확대에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활동도 점차 광고회사의 능력 차별화 요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광고회사에게 새로운 시장기회를 줄 수 있으며 적절한 투자와 기존역량의 활용, 그리고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칼럼 바로가기>

◆ 기획특집 - 1. 서비스 산업의 현황과 전망

◆ 기획특집 - 3. 광고산업의 역할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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