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ative] Global Digital Creative 행동을 이끌어내는 크리에이티브
2019.07.08 12:00 광고계동향, 조회수:4691
 

 

경제적, 사회적인 이유로 최근 몇 년간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넌다고 합니다. 변변한 준비도 없이 조그마한 보트에 수십, 수백 명이 몰려들어 탈출을 한다는 겁니다. 지금도 매일 평균 6명이 지중해를 건너다가 죽고, 작년 한 해에만 최소 2,277명의 사람들이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하네요. 이런 안타까운 아프리카인들을 돕는 Sea-Watch라는 NGO는 보다 많은 유럽인들에게 참혹한 현실을 알리고 배타적인 이민정책을 고수하는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단순하고 굉장히 직관적인 아이디어를 독일에서 구현했습니다. 

 

지중해의 구명보트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실제 난민 5명과 함께 개발한 LIFEBOAT라는 이름의 이 고무보트 실험은 어두움과 공포, 높은 파도와 안개까지 실제 지중해 횡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우 사실적으로 설계됐습니다. 이 실험을 지원한 40명의 독일 자원봉사자들은 해상 훈련 시설에서 5시간 동안 고무보트를 타면서 파도와 조명의 조건 및 배경 이미지 영상, 소음 등 끊임없는 변화를 체험했고,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파동과 주변 소음이 증가하고 어둠이 깊어짐에 따라 상황이 악화되도록 구성됐습니다. 이 실험은 참가자들에겐 매우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만일에 대비해 실험 도중 구출을 돕는 다이버와 의료진이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대기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실험에는 심리학자와 해양 구조 전문가까지 참여해서 세심한 진행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위험한 바다 횡단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의 상황을 매우 사실적으로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참가자 중 대다수는 변덕스러운 환경에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껴 힘들어했고 일부는 구토까지 했습니다. 참다못한 7명의 참가자가 보트에서 뛰어 내리는 바람에 예정보다 시뮬레이션은 빨리 중단됐습니다. 5시간의 경험 후 모든 자원 봉사자들은 아프리카의 현실과 탈출하는 난민들의 동기를 충분히 이해했으며, 독일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는군요. 이 과정은 9분짜리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유튜브에 공개됐습니다. 

 

아이디어의 핵심은 이겁니다. ‘투표하지 않은 자는 음식을 선택할 자격이 없다’ 올해 인도에선 총선거가 치뤄지는데, 1억 3천만 명이 넘는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관심은 매우 낮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까지 여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의 맥도날드는 광고대행사 DDB를 통해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캠페인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맥도날드 직원은 단호하게 거절해 버립니다. 이에 격앙된 손님들의 반응이 영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사실 손님들의 모습은 실제 소비자라기 보다는 배우에 가깝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실제 반응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손님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의도는 좋아 보이지만, 직원이 손님에게 그런 충고를 할 수 있는 자격은 무엇인지 설명이 좀 부족하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할 수 있는 점은,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기업의 자세가 묻어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투표라는 방식의 정치적 활동이 과연 기업의 광고캠페인의 소재로 나와도 되는 것인지, 그것이 마케팅의 일종으로 봐야하는 것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의도는 분명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긴 하니까요. 그것이 기업의 ‘용기’인지, 사회적 분위기가 ‘용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을 가진 맥도날드의 그간의 광고 역사를 비춰봤을 때 이러한 캠페인은 다소 신선해 보입니다. 

 

인도의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재미있는 버거킹 디지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쉽게 아실 수 있습니다. 캠페인의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경쟁사인 맥도날드의 광고가 버거킹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서 와퍼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버거킹의 앱(App)을 켜고 Burn That AD 버튼을 눌러서 맥도날드의 광고를 모두 태워버리라는 겁니다.
 
그러면 보상으로 와퍼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거죠. 앱에서 AR(증강현실)을 적용해서 실제로 옥외 광고판, 전단지, 심지어 매장까지도 활활 태워버리는 영상이 보여집니다. 꽤나 사실적으로 보여서 위트보다는 상당히 도발적이라는 느낌도 들기는 합니다. 여기서 태워버리라는 메시지는 와퍼가 그릴에서 직화로 구워진다는 특징을 잘 반영한 슬로건입니다. 맥도날드의 굽는 방식보다 더 맛이 있음을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아주 직설적으로. 

 

 
 

국민의 75%가 빈곤층인 방글라데시. 후발 개도국으로서 이 나라에는 은행에 갈 엄두도 못 내는 극빈층 농민이 무려 36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소액 장기 대출로 많은 사람들이 고리대금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준 그라민 은행은 그 업적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농민들을 돕기 위해 UCB은행이 또 하나의 은행을 만들었습니다. Agro Banking!
 
농민들이 키운 농산물 중에 잉여 생산된 과일과 채소들은 대부분 제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중개인에게 넘기거나 그냥 버려진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농촌 곳곳에 UCB(United Commercial Bank)는 Agro Banking을 설립했습니다. 이곳에선 신선한 농작물일 경우에 시장의 시세를 반영하여 농민들에게 은행계좌를 개설해 농산물의 금액을 입금해줍니다. 이를 위해서 UCB는 방글라데시 최대 식료품 체인 Shwapno사와 제휴를 했습니다. 

UCB가 농산물을 받아 돈으로 농민들에게 주면 그 농산물을 Shwapno사가 수거해서 좋은 가격으로 방글라데시 전역에 판매하고 수익금을 UCB와 나누는 방식입니다. 낙후된 지역의 부실한 유통망을 은행이 대신하고 있는 겁니다. 장기적으로 농민들의 재정적인 자립을 가져오게 하고 이를 통한 은행의 성장도 가능케 하며, 농산물 유통구조도 개선되어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비지니스로 보입니다.
 
현재 이 Agro Banking은 거점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중이며, 경제구조에 농민들의 유입이 가능하게 되면서 불평등을 줄이며 삶의 질도 개선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은행이 유통시장과 제휴를 통해 농산물을 현금으로 전환해 주는 비지니스는 UCB가 세계 최초라고 하네요. 부디 농산물 저축 많이 하시길. 

 

미국 남부의 마이애미 다운타운에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3개의 도개교(다리의 상판을 70도 정도로 들어올려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다리)가 있는데 하루 평균 51번, 교통 통제 시간이 210분이나 된다고 합니다. 배가 지나가는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고 수시로 배들이 지나 다니기 때문에 도개교가 교통통제를 하는 것을 미리 알길이 없는 것이죠.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하루 종일 수시로 도로가 정체되어 운전하기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영상 속 인터뷰를 통해 불만과 짜증이 가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러한 운전자들의 불만을 해소 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도개교 부근에 CCTV를 설치해서 도개교의 상판이 올라가면, 화면 분석을 통해 교통 통제를 하고 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안내 시스템을 개발한 것입니다. 또한, 이 시스템의 API를 무료로 배포했고 이로써 운전자가 원하면 모바일 App이든 네비게이션이든 모두 실시간으로 도개교의 작동 여부를 미리 알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도개교가 작동함을 실시간으로 알게 되면서 다른 우회로를 찾아 정체를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형 전광판의 직관적인 UI도, 시스템의 타이틀 디자인도 매우 좋아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시도 때도 없이 도개교가 올라가는 바람에 혈압도 덩달아 올랐던 많은 운전자들이 안정을 찾았다는 것이 이 기술의 가장 좋은 효과로 보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그들의 기술력을 적재적소에 적절히 발휘했습니다. 근데, 원래 이런 안내 시스템은 운전자들에게 세금 받는 정부의 할 일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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