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rend/AD's Keyword] Summer 여름광고
2014.08.14 02:39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조회수:6503



나는 여름을 좋아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대신 더위를 덜 타는 체질도 한몫하지만, 여름은 왠지 다른 계절보다 더 활기찬 느낌을 준다. 도심 속 분수대에서 뛰노는 아이들, 젊음의 열기를 더해주는 뮤직 페스티벌, 비 온 뒤 더욱 선명해지는 초록 등의 이미지가 더 생기를 가득하게 한다. 그리고 여름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계절 중 유일하게 휴가란 단어가 공식적으로 붙을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뽑은 이달의 키워드는 바로 여름! 이 신나는 여름과 어울리는 광고, 여름을 공략하는 광고를 소개한다. 광고 속에 담긴 깨알 같은 유머와 한가로움 그리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



01 괴물이 나타났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 이마에 뿔도 나고 덩치도 큰, 마치 오크처럼 생긴 남자가 지친 발걸음으로 귀가하는 모습이 광고 속에 보인다. 그의 가족, 오크가 아닌 평범한 모습의 아내와 딸은 이미 잠들어 있고, 오크남은 이들의 잠든 모습을 쓸쓸히 바라본 후 잠자리에 든다. 직장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픈지 꿈속에서도 혹독한 직장 상사와 살벌한 회의 시간 등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오크남. 그 모습에 연민을 느끼는 순간 울리는 자명종 소리. 아침이 밝아오고 오크남은 가족과 함께 길을 나서는데, 도착한 곳은 바다를 끼고 있는 멋진 휴양지. 그곳에서 오크남은 편마사지도 받고, 물놀이도 즐기고, 해변도 거닐며 가족과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오크남의 모습은 슈렉을 연상시키는 괴물 같았지만, 가족은 그런 그의 모습에는 아랑곳없이 오크남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휴양지에서의 즐거운 나날이 지난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오크남의 이마에 붙어 있던 뿔이 떨어지고, 자신의 그런 모습에 놀란 나머지 바다로 뛰어드는 오크남. 바닷물 속에 가라앉았다 수면 위로 나오는데, 괴물 같던 모습이 평범한 남자의 모습,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의 모습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다시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위로 뜨는 자막. ‘It’s amazing what our holidays can do.’

여행사 톰슨 홀리데이(Thomson Holidays)의 2분짜리 이 광고가 칸 국제광고제 필름 부문 은상을 수상한 이유는 심사위원 대부분이 오크남을 자기 자신처럼 느끼고 동질감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감대 형성은 우리 대홍기획 사우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광고인은 직업의 특성상 가족에게 소홀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사보의 7, 8월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올여름 아무리 바쁘더라도 휴가를 사수해 그 기간만큼이라도 가족에게 멋진 아빠, 멋진 엄마 또는 효자, 효녀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광고를 가장 먼저 소개한다.



02 띠링~
선블록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계절은 여름. 제일 많이 필요한 곳은 아마 해변일 것이다. 그 때문에 선블록 브랜드 대부분은 자신들의 브랜드가 해변에서도 광고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니베아는 이런 희망을 현실로 실현했다. 그것도 소비자가 직접 니베아 광고를 해변으로 갖고 나가게 한 것. 어떻게? 잡지광고에 휴대폰 충전기 역할을 할 소형 태양광 발전 패널을 붙여버린 것이다. 해변에서 선탠할 때도 배터리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 그래서 소비자로 하여금 해변에 갈 때나 외출할 때 광고를 들고 다니게 한 아이디어. 이 아이디어는 니베아에 대한 소비자의 브랜드 호감도만 충전시킨 게 아니라 칸 광고제 심사위원의 호감도도 함께 충전시킨 모양이다.
2013년 칸 광고제 미디어 부문 은상을 비롯해 아웃도어 부문 동상, 인쇄 부문 동상 등 3개의 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함께 얻었으니 말이다.



03 쏴아아~!
여름 광고에 대해 얘기하는데, 겨드랑이 땀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여름 필수품 데오도런트 광고가 빠질 수 없는 일. 데오도런트 브랜드 액스(Axe)는 링스(Lynx)와 같은 제품이다. 영국과 호주에선 링스로, 그 외의 나라에선 액스로 팔린다. 액스는 잘 알다시피 섹슈얼한 광고로 유명한 브랜드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광고는 아쉽게도(?) 섹슈얼한 광고는 아니다.

광고는 한 남자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남자의 등장이 심상치 않다. 양팔을 들어 올리기만 했을 뿐인데, 겨드랑이에서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것. 클럽에서 춤을 출 때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운동할 때도, 택시를 잡을 때도, 심지어 식사할 때도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진다. 그런데 이 남자는 자신의 이런 모습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고,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한다. 애인과 친구도 이런 그의 모습이 불편하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고 말이다. 그렇다고 불만이 전혀 없을 리가 있으랴. 애인이 더는 못 참겠다고 말할 때, 짜잔! 하며 등장하는 액스 데오도런트. 겨드랑이에 바르기만 했을 뿐인데 솟구치던 땀은 사라지고, 두 연인은 다시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광고는 마무리된다.

데오도런트 광고가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면, 소비자를 창피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라 한다. 땀이 나는 것 자체를 부끄러운 것으로 얘기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를 꺼리고, 이는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주의 사항을 지키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하는 광고. 훌륭한 과장광고의 예라 할 수 있다.



04 딸그랑~♪
여러분은 언제부터가 여름인지 아는가? 6월? 7월? 예전에 한 커피광고는 아이스커피가 당기면 그때부터가 여름이라 했다. 뜨거운 커피보다 아이스커피를 더 찾는 요즘.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가 2003년과 2004년 여름, 일본에서 집행한 광고를 소개하겠다. 광고는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의 일상을 원 신, 원 컷으로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이 마루에서 ‘아~~~’ 소리를 내며 선풍기 바람을 쐬는 모습. 아이들이 해변 모래사장에서 천진하게 뛰노는 모습. 동네 청년 수십 명이 축제 가마를 어깨에 짊어지고 ‘으샤 으샤!’ 하며 마을 골목을 지나는 모습, 아이들이 개울에서 헤엄치는 모습 등이 보인다. 그리고 나오는 카피. ‘여름의 향기, 네스카페.’ 그리고 아이스커피가 담긴 유리잔 안에서 얼음이 청량하게 딸그랑 소리를 내는 모습으로 광고는 마무리된다. 미처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한 이들을 마치 시골로 휴가 보내주는 듯하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여름 햇볕을 즐기면서 한가롭게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고 싶게 하는 광고다.



05 헉헉
미국 주요 대도시에 여러 지점을 둔 피트니스 센터 크런치(Crunch)는 멋진 식스팩과 섹시한 몸매를 약속하는 대신, 유머가 가미된 메시지와 내용으로 광고를 집행했다. 비주얼은 심플하다.

셔츠 단추를 푼 채 양손에 신발을 들고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젊은 남자. 그의 사연이 궁금해질 때쯤 카메라 앵글이 바뀌며 그 이유를 보여준다. 젊은 남자의 러닝머신 뒤엔 또 다른 러닝머신 두 대가 놓여 있고, 러닝머신 위에선 총을 든 농부와 농부의 부인인 듯한 잠옷 차림의 여인이 뒤따라 달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뜨는 자막. ‘Whatever motivates you.’ 이유는 뭐든 상관없으니, 열심히 운동해서 체력을 기르자는 내용의 유머 소구광고다. 광고 3편이 시리즈로 집행됐으며, 프랑켄슈타인과 그를 뒤쫓는 마을 사람들이 등장하는 광고, 그리고 70대 노인과 그를 뒤쫓는 사신을 보여주는 광고도 함께 집행됐다.

여름이 다가오면 많은 이들이 운동에 열을 올린다. 이유는 남들이 부러워하거나 남에게 부끄럽지 않을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함이다. 몸짱도 좋지만 무더위에 지쳐 쓰러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운동을 권하고자 이 광고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Word by 황태준(크리에이티브솔루션1팀 J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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