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人] 자이언트 스텝(GIANTSTEP) 하승봉 대표
2013.07.09 11:38 광고계동향, 조회수:19317


광고계 입문 계기는?
1998년부터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만 15년째입니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했죠. 영상편집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 가수 서태지, 신승훈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그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6년차쯤 되었을 때 실제로 같이 일을 했습니다.
두 분 모두 계속 같이 일해주기를 원하셨는데 결국에는 광고계로 다시 왔어요. 일의 매력도로 봤을 때 광고만한 것이 없고, 잘하는만큼 그에 대한 보상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실력 있는 분들이 이쪽에 많습니다. 바로 이것이 광고 CG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퀄리티가 높은 이유입니다.
 
그간 포스트 프로덕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업무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업무 영역, 업계규모(업체수, 인력 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자이언트 스텝’을 비롯한 포스트 프로덕션은 촬영, 편집 이후 방송국에 내보내기 전 마지막 공정을 하는 회사입니다. 자막을 넣거나 컬러톤을 바꾸는 것처럼 단순한 작업도 있고, 흐린 날 촬영했을 때 맑게 바꾸어주거나, 모델의 잡티를 제거하는 것 같이 난이도가 높지 않은 작업부터 CG 컴포지팅(Compositing), 3D VFX와 같은 어려운 작업까지 다양합니다. VFX는 영상 제작에서 '시각적인 특수효과(visual effects, visual F/X)'를 말하는 약칭으로 실제 존재할 수 없는 영상이나 촬영 불가능한 장면, 또는 실물을 사용하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안전에 문제가 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과 영상 결과물을 통틀어 말합니다.
 
저희와 같은 포스트 프로덕션은 규모가 큰 회사들이 15개 미만이고, 소규모는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영상을 편집하고 플레이해서 리얼타임으로 볼 수 있는 고가의 슈퍼컴퓨터를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포스트연합회(KVA) 모임에 참석했는데 300명 남짓 되더군요. KVA는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근무환경개선에 대한 방안을 공유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업계홍보에도 힘쓰고 있고요.
 
광고계 전체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이저 회사에서 최종 패키징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려면 빠른 경우 6년 정도 걸리는데 인력풀이 많지 않습니다.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진행하는 업무의 매력을 말씀해주신다면?
광고는 프로젝트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재미로는 다른 분야가 따라갈 수 없어요. 성과가 바로바로 눈에 보여 성취감도 강하죠. 온에어된 작품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동종업계에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 파트너들이 인정을 해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낍니다. 저는 이 일이 성격에 맞았어요. 좋은 작품을 만나 업무파트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최상의 퀄리티로 표현해냈을 때 가장 짜릿합니다. 저희가 삼성전자 갤럭시S 스마트폰 광고를 초기부터 거의 다 하고 있는데 데이터가 쌓여 가는 걸 보면 뿌듯하고,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저희는 솔루션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는데 가끔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찾거나 만들어 내야하는 난관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그걸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세상에 안 되는 건 없더라고요.
 
업무를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또, 가장 어려운 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퀄리티, 둘째도 퀄리티, 셋째도 퀄리티입니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직원들도 저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일 하는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게 가장 힘들죠. 앞으로 이 일을 하게 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플린 안흥준 감독님께 추천 받기로 힘든 광고계에 든든한 큰형처럼 사람들을 이끌어주는 놀라운 인간성의 소유자이고, 실력도 국내 최고이지만 함께 일하는 파트너를 편안하게 해주어 현재 광고계에서 가장 핫한 회사들을 이끌고 계시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관계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진정성과 신뢰죠. 어릴 적부터 들어온 저희 아버님 지론이 “내가 조금 참고 힘들면 남이 편하다.”예요. 그래서 항상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정해진 기한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신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또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실력을 쌓기 위해 남들 한 시간 할 때 저는 두 세 시간 했죠. 언젠가는 빛을 발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중도포기하지 않고 참고 버텼죠. 그 시절이 자산이 되어 지금이 있는 것 같습니다. 늘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파트너들이 제가 한다고 했을 때 믿고 맡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광고의 퀄리티가 높게 나오려면 장인, 쟁이들에게 믿고 맡겨야 합니다. 믿고 맡겨야 더 좋은 광고가 나올 수 있고, 그래야 이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길 것입니다. 후배들이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게 합당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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