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Trend] 브랜드 캐릭터, 저렴한 비용에 광고효과도 톡톡
2013.02.27 09:31 광고계동향, 조회수:24832



경기침체가 지속되어 광고 경기 전망도 밝지 않은 요즘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들이 주목받고 있다. 어려운 경기에 거액의 광고모델료를 지불하는 것보다 캐릭터를 통해 제품의 특성을 알리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캐릭터 마케팅은 브랜드의 친근감과 차별성을 높이기도 쉬워 기업들이 캐릭터를 광고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오랜 시간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코카콜라의 ‘폴라베어’를 비롯하여 러시앤캐시의 ‘무과장’, 에쓰오일의 ‘구도일’, 금호타이어의 ‘또로’, 대우건설의 ‘정대우 밴드’ 등 활용되는 업종도 다양하다.

그 중 눈에 띄는 캐릭터는 365mc 비만클리닉의 ‘지방이’이다. ‘지방이’는 의료광고의 식상한 접근법에서 벗어나 지방을 작고 귀여운 캐릭터로 의인화하여 2012 대한민국광고대상 비TV부문 동상과 서울영상광고제 비TV부문 은상을 수상하는 등 그 크리에이티브를 인정받았다. 이에 의료광고의 제약을 뛰어넘으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TBWA KOREA의 김은정 CD를 인터뷰해 보았다.

김은정 TBWA KOREA 제작 10팀 CD
Q1. 의료광고는 시술 사진을 보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캐릭터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대한민국 여자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여자와 다이어트를 쉬고 있는 여자로 나뉜다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로 여자들에게 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가장 당연할 수도 있는 이 지점에서 시작했다. 모든 사람은 건강하다. 건강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우리 몸에 늘 붙어서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는 ‘지방’ 때문에 고민이다. 이런 점이 시각적인 변화만 강조하는 시술사진보다 비만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대 있게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술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비만을 병인 동시에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비만인의 몸에 붙어있는 지방덩어리를 표현함에 있어서 좀 더 임팩트 있게 비주얼라이징 할 수 있고, 거부감 없이 지방의 성격을 반영할 수 있는 캐릭터를 활용하게 되었다.

Q2. 광고를 제작할 때 특별히 공들인 부분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지방’의 캐릭터화 작업이 고심이었다.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질감, 어떤 표정에, 어떤 성격이어야 할지, ‘지방이’를 만들자고 한 순간부터 고민이 하나씩 쌓여가면서 지방이가 완성되어갔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하나 만들듯이 외형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몇 십 개의 캐릭터 시안을 받아보고 수정해가며 둥글넙적하고 탄력 없는 몸이 만들어졌고, ‘지방이’와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다 보니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방이의 생태보고서’까지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CM의 완성도 측면에서 ‘지방이’의 3D CG를 온에어 직전까지 끊임없이 살폈다.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볼 때 어설픈 움직임의 ‘지방이’라면 아무래도 광고에의 몰입도가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부분에 지방이가 이별을 슬퍼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에서도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사랑스러우면서도 뒤통수치는 눈망울을 생각하며 몇 번이고 수정했던 기억이 난다.

Q3. 최근 캐릭터 광고 트렌드를 어떻게 보시는지?
광고에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3D 캐릭터로, 클레이 캐릭터로 매끈하게 표현한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캐릭터들이 모두 같지는 않다. 생명이 제대로 불어 넣어진 캐릭터가 있는 반면 겉모습만 캐릭터인 경우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냥 광고로 비주얼화하기 어려운 부분을 캐릭터라는 이름으로 규정하여 귀엽고 친근한 모습만 하고 있는 것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쉽게 잃어버리고 임팩트를 크게 남기기 어렵다. 캐릭터가 광고에 쓰인다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브랜드와 관련된 성격이 규정되어 브랜드와 함께 살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정리 |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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