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Check in 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
2010.11.01 03:10 HS Ad, 조회수:5383






체크인 놀이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어디든 가는 곳마다 체크인하고, 또 남들이 체크인하지 않은 새로운 장소를 개발하느라 혈안이 된다. 그리고 이런 열성적인 사용자들이 상점이나 레스토랑의 홍보대사가 되는 셈이다.



 

 



글 ㅣ 정종혁




대부분 ‘체크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호텔 투숙 혹은 항공기 탑승절차일 것이다. 하지만 체크인이라는 용어는 현재 미국에서는 보다 광범위하게, ‘어떤 장소에 들르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동네 담벼락 혹은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수 여기 왔다감’ 같은 낙서가 일종의 체크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로 무장한 미국의 소비자들은 이런 낙서놀이 역시 가상공간을 이용해 색다른 방법으로 즐기고 있다. 낙서를 할 때는 볼펜과 같은 필기도구가 필요한데 온라인상에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쓸 것’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가 낙서를 하는 대상인 담벼락과 같은 공간으로 사용된다. 이렇듯 가상의 공간에서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이용해 낙서를 하는 ‘체크인 놀이’에 심취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서도 출석 대신 체크인?

페이스북·트위터 등 기존 온라인 소셜 네크워크 사이트가 제공하는 상호작용성과 폭넓은 사용자층, 여기에 스마트폰의 위치인식 기능이 결합된 데 힘입은 체크인 서비스의 유행은 젊은 스마트폰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Comscor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스마트폰 보유 인구는 전체 인구의 19%에 달하는 4,500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듯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최근 미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인 ‘페이스북 플레이스 서비스(Facebook Places)’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플레이스 서비스를 통해 미국 내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어느 장소에서나 자신의  현재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다<그림 1>.

맨 처음 페이스북 플레이스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던 때만 해도 ‘과연 누가 가는 곳마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할까’하는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고 있는 다양한 위치기반 모바일 서비스의 유행은 이런 걱정들이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사용자 숫자로만 보면 아직 소수지만, 이미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모바일 체크인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그 예를 보자. 페이스북 플레이스 서비스가 발표되고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미국 중동부에 위치한 켄터키 대학에서는 페이스북 체크인을 학생들에게 장려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대학 캠퍼스 내 건물들을 체크인함으로써 자신과 가까운 곳에 있는 친구들을 찾는 한편 자신의 위치와 현재 상태를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그림 2>.
 


 

이런 위치기반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해 켄터키 대학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여러 가지다. 첫째, 학생들 간에 누가 더 많이 학교 건물에 체크인했는지를 경쟁시킴으로써 학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대학 측은 학생들이 남기는 다양한 코멘트를 모니터링함으로써 학생들과 더욱 신속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용도를 더욱 확대시켜 대형 강의 시 출석체크나 수업중 다양한 질문, 의견 제시 등을 확인함으로써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참여를 도모하는 등의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게임처럼 재미있고 심리적 보상도 주어져

페이스북 체크인이 위치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선두주자는 아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몇 년 전부터 포스퀘어(Four Square)·고왈라(Gowalla) 등 모바일 체크인 앱 서비스가 꾸준한 인기를 끌어 오고 있었다<그림 3>.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위치기반 소셜 네트워크 게임 서비스인 포스퀘어를 들 수 있다.

포스퀘어는 페이스북 체크인 서비스의 롤 모델이 된 모바일 앱으로, 스마트폰의 위치인식 기능을 통해 레스토랑·상점·극장·박물관 등 다양한 장소를 등록하고 체크인하여 이런 장소들을 방문할 때마다 일종의 방문 증명인 배지와 점수가 주어지고, 이렇게 쌓인 점수가 다른 사용자들보다 높아지면 그 장소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상징하는 신분인 시장(Mayor)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해당 장소의 시장이 되면 그 장소의 포스퀘어 메인 페이지에 본인 얼굴이 등록되는 보상이 주어진다. 시장 자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도 빼앗을 수도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다른 사람보다 그 장소에 더 많이 체크인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장소를 체크인하고 각 장소에서 더 많은 배지와 점수를 얻어 여러 장소의 시장이 될수록 친구들에게 자랑할거리가 하나씩 생기는, 일종의 게임과 같은 형식이다<그림 4>.
 


 

체크인 이용자 통해 자연스럽게 광고

포스퀘어의 놀라운 힘은 바로 젊고 능동적인 사용자들로부터 나온다. 비디오 게임과 비슷하게 이 체크인 놀이에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일종의 중독증상과 같이 어디든 가는 곳마다 체크인하고, 또 남들이 체크인하지 않은 새로운 장소를 개발하느라 혈안이 된다. 이런 열성적인 사용자들이 바로 상점이나 레스토랑의 열렬한 브랜드 홍보대사가 되는 셈이고, 이런 브랜드 홍보활동이 포스퀘어와 연결된 소셜 네크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과 이어져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이미 미국에서는 많은 수의 소규모 동네 레스토랑·커피솝 등이 이들 충성스러운 고객들에 의해 포스퀘어에 새롭게 등록되고 자연스럽게 광고가 되고 있다. 또한 이런 기존 고객들의 입을 통해 추천되는 메뉴나 볼거리 등의 다양한 소비자 추천은 매출은 물론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그 예로 필자가 현재 앉아있는 반스 앤 노블이라는 서점을 포스퀘어를 통해 체크인해보면, 흥미롭게도 이미 이 장소를 먼저 체크인한 Dee P.라는 고객이 올린, 이 서점의 카페에서 파는 맛있는 치즈케이크에 대한 추천 글을 볼 수 있다<그림 5>. 이런 추천 글은 서점 카페에 붙어있는 치즈케이크 광고문구보다도 왠지 더 친숙하고 믿음직스럽게 다가온다.

이렇듯 위치기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은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스토랑·커피숍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대형업체에 비해 마케팅 비용의 규모도 적고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포스퀘어 같은 위치기반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한 마케팅 활동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위치 기반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바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다. 체크인 서비스는 사용자의 현재 위치, 과거의 행적은 물론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 시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치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일시적인 유행에 지나지 않고 더욱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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